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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올빼미, 출연진이 돋보이는 사극 영화

by 매일의 여행 202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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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맹인이지만 뛰어난 침술 실력을 지닌 ‘경수’는 어의 ‘이형익’에게 그 재주를 인정받아 궁으로 들어간다. 그 무렵, 청에 인질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가 8년 만에 귀국하고, ‘인조’는 아들을 향한 반가움도 잠시 정체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러던 어느 밤, 어둠 속에서는 희미하게 볼 수 있는 ‘경수’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고 진실을 알리려는 찰나 더 큰 비밀과 음모가 드러나며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빠진다.아들의 죽음 후 ‘인조’의 불안감은 광기로 변하여 폭주하기 시작하고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경수’로 인해 관련된 인물들의 민낯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데...
평점
8.6 (2022.11.23 개봉)
감독
안태진
출연
류준열, 유해진, 최무성, 조성하, 박명훈, 김성철, 안은진, 조윤서

 

1. 올빼미, 돋보이는 출연진 / 유해진, 류준열 주연

유해진은 '배우'라는 수식어가 꽤 잘 어울린다. 게다가 이번에는 사극에 어울리는 배우, 류준열이 연기의 맞상대인 작품이다. 설익은 연기력으로 쉽게 주연 배우 자리를 얻는 요즘 어린 배우들과는 다르게 류준열은 탄탄한 연기력을 가지고 제대로 연기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영화 올빼미에서 주맹증을 앓고 있는 맹인의 역할을 류준열이 어떻게 소화해내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류준열의 맹인 연기는 단연 돋보인다. 주맹증으로 인해 빛이 있는 낮에는 볼 수 없지만, 밤이 되면 눈을 뜬다. 마치 올빼미처럼. 이 때 류준열의 시선 처리 연기가 탁월하다. 초점 없는 그의 눈에 어느덧 생기가 돈다. 이와 함께 밤과 낮, 극의 흐름 역시 달라진다.

"안 보일 때 어떻게 비춰지느냐가 중요하죠. 눈을 감고 연기하면 차라리 편할 텐데, 캐릭터 특성상 눈을 감으면 전개가 안 되죠.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명확한 무언가를 보고 있지 않도록 시선처리했어요. 패션쇼를 많이 보는데, 그 때 워킹하는 모델들의 눈빛을 보면 ‘이걸 보여준다’라기 보다는 약간 꿈꾸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제가 그린 경수 역시 시선이 정확하지 않고,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눈이었죠." - 류준열 인터뷰

경수를 보다 섬세하기 연기하기 위해 류준열은 실제 주맹증을 앓고 있는 이들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스스로는 "제가 게으른 편이라…"라고 말하지만, 연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그의 잰걸음은 멈추지 않았던 셈이다.

 

'올빼미'를 두고 적잖은 이들이 "캐스팅의 성공"이라고 입을 모은다. 데뷔 25년 만에 처음으로 왕 역할에 도전한 유해진뿐만 아니라, 타이틀롤을 맡은 류준열의 존재감은 ‘올빼미’를 가득 채우고 넘칠 정도다. 영화 ‘택시운전사’와 ‘봉오동 전투’에서 이미 호흡을 맞춰 본 적이 있는 두 사람은 ‘올빼미’를 통해 충무로 영화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투 숏(two shot)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올빼미’의 시사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유해진의 칭찬에 류준열이 눈시울을 붉힌 장면은 자주 회자된다. 

 

 

 

 

2. 영화의 역사적 배경과 흥행 요소

조선의 왕 인조와 1612년(광해군 4) 1월 4일 인조의 장남으로 태어난 소현세자의 이야기가 배경이다. 여느 사극물이 그렇듯 역사 자체가 스포라 걸림돌이 될 수 있는데 소현세자의 죽음은 특히 아직까지도 큰 의혹으로 남아있고 많은 이들이 그 '진실'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다. 그가 독살됐다는 주장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사극물은 이를 둘러싼 역사왜곡 논란이 더욱 예민해지는 분위기라 함부로 다루기 어려운 장르로도 꼽힌다. 철저한 고증은 물론이고 소품 하나, 글씨 하나도 신중해야 한다. 온갖 상상을 첨가한 판타지 사극은 뭇매를 맞기 일쑤다. 

그렇다면 (알려진)역사 그대로의 진실로만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역사가 스포라 관객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재미를 살리기 쉽지 않다. 영화는 다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지점에서 '올빼미'는 훌륭한 미덕을 갖추고 있다. 역사적 사실과 미스터리에 대한 상상력의 조화가 극적으로 아름다운데 제작진이 상당히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였음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미쟝센, 음향 같은 예술적 요소, 인물들의 감정선 표현과 대사, 행동 하나하나에 함축된 의미와 복선, 그리고 역사가 스포인 상황에서도 안기는 짜릿한 카타르시스 등이 이 영화를 N차 관람으로 이끄는 모습이다. 실제로 "다시 볼 생각"이라는 감상평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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